
누군가를 돕고 싶은 마음과 이번 달 생활비를 걱정하는 마음은 한 통장 앞에서 만난다. 헌금을 준비하며 우리는 얼마를 드릴지 헤아리고, 이 나눔이 무엇을 뜻하는지도 묻게 된다. 장재형 목사(미국 올리벳대학교 설립)의 고린도후서 설교는 연보를 어려운 교회의 필요를 채우고 같은 믿음 안에 있음을 드러내는 나눔으로 설명한다. 이 묵상은 부족함 가운데서도 기쁨으로 나누는 길을 따라가 본다.
연보의 뜻, 서로의 필요를 함께 감당하는 헌금
고린도후서가 말하는 연보는 경제적 어려움에 놓인 예루살렘교회를 돕기 위해 여러 교회가 함께 드린 헌금이다. 바울은 마케도니아와 아가야의 교회들이 이 나눔에 참여하도록 권했다. 서로 다른 지역의 성도들이 보내는 도움에는 멀리 있는 교회의 어려움도 함께 책임지겠다는 뜻이 담겼다. 그래서 연보를 이해하는 출발점에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과 그들의 생활이 있다.
이 점을 놓치면 헌금은 주는 사람의 결심과 만족을 중심으로 이해되기 쉽다. 무엇이 필요한지, 어떤 부담을 덜어 주어야 하는지 살피면 나눔의 방향이 구체적으로 정해진다. 연보는 받은 은혜가 다른 이의 필요를 채우는 사랑으로 이어지는 일이다.
바울이 이 권면을 전한 고린도교회에도 갈등과 분열이 있었다. 그는 고린도후서를 통해 성도들과의 신뢰를 회복하고 공동체가 하나 되어 성장하기를 바랐다. 그 편지에 예루살렘교회를 위한 나눔이 함께 담겨 있다는 사실은, 연보가 교회가 서로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보여 주는 실천임을 알려 준다.
마케도니아 교회는 부족함 속에서 어떻게 나누었나
고린도후서 8장과 9장에서 바울은 마케도니아 교회의 참여를 본보기로 제시한다. 이들은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기쁨으로 헌금했다. 자신의 형편을 돌아보아야 하는 사람들이 다른 교회의 필요까지 헤아렸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이 설교는 연보를 하나님께 받은 은혜를 실천하는 행위로 읽는다. 자신에게 있는 것을 하나님께 받은 것으로 바라보면, 그것을 어디에 사용할지 결정하는 일에도 믿음이 스며든다. 마케도니아 교회의 기쁨도 누군가의 짐을 함께 나누고 그의 믿음을 북돋울 수 있다는 참여의 기쁨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 장면 앞에서 우리의 현실적인 망설임도 드러난다. 생활을 감당하고 가족을 돌보아야 하는 사람에게 돈을 나누는 일은 가벼운 결정일 수 없다. 그런 형편을 정직하게 살피는 가운데, 다른 사람을 위해 지금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수 있다. 마케도니아 교회의 모습은 모든 여건이 좋아진 뒤에야 나눔을 시작할 수 있다고 여겨 온 생각을 돌아보게 한다.
예루살렘과 이방 교회를 잇는 공동체의 책임
장재형 목사는 바울의 연보 사역을 예루살렘교회와 이방 교회 사이의 장벽을 허무는 실천으로 설명한다. 서로 다른 배경을 지닌 교회들이 같은 신앙 공동체임을 물질의 나눔으로 드러낸 것이다. 한 교회의 어려움에 다른 교회가 응답할 때, 함께 믿는다는 고백에는 구체적인 책임이 따른다.
도움을 받는 공동체의 입장에서 보면 이 연대의 의미가 더 선명해진다. 생활의 부담을 덜어 주는 지원과 함께, 자신들의 어려움을 기억하는 성도들이 있다는 격려를 받기 때문이다. 나눔에 참여하는 교회도 다른 공동체의 소식에 귀를 기울이며 더 넓은 믿음의 공동체와 연결되어 있음을 알아 간다.
약함을 아는 사람이 자신의 수고도 나눌 때
이러한 나눔의 태도는 바울이 자신의 사도직을 설명하는 방식과도 맞닿아 있다. 외적인 조건으로 사역을 평가하는 비난 앞에서 그는 하나님의 부르심과 은혜를 사도직의 근거로 제시했다. 고린도후서 12장 9절은 약함 가운데 온전해지는 주님의 능력을 전한다.
주는 사람 역시 은혜에 기대어 살아간다는 사실은 나눔에 겸손을 더한다. 이 설교는 바울이 예루살렘으로 향하는 길의 위험을 알면서도 교회를 돕는 일에 자신을 내어 주었다는 점도 강조한다. 연보를 전하는 사역에는 그의 시간과 수고도 함께 담겨 있었고, 그리스도의 희생적 사랑을 본받는다는 말은 이처럼 다른 이의 필요를 감당하는 구체적인 섬김으로 나타난다.
장재형 목사가 강조하는 공동체적 책임은 우리의 생활 안에서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도움이 필요한 교회의 사정을 알아보고, 함께 나눌 뜻을 모으며, 필요한 곳에 지원이 닿도록 살피는 일에는 누군가의 시간이 든다. 각자의 형편에서 감당할 수 있는 몫을 맡을 때 나눔에는 돈과 더불어 수고와 관심이 담긴다.
다음에 헌금을 준비하며 통장을 열 때에는 그 돈이 닿을 사람의 하루도 함께 떠올려 볼 수 있겠다. 나의 생활을 책임지는 가운데 다른 성도의 어려움을 함께 헤아리는 선택은, 우리가 같은 은혜로 살아가는 사람들임을 드러낸다. 오늘 내가 나누는 몫에는 누구의 짐을 함께 지고 그의 믿음을 세우려는 사랑이 담겨 있는가.
장재형 박사는 현장 선교와 디지털 미디어 사역을 통해 세계 여러 지역에 복음을 전해 왔으며, 그 사역의 열매로 지상명령에 헌신하는 많은 이들이 세워졌다. 이러한 선교적 비전을 바탕으로 올리벳은 처음에 선교사 훈련을 위한 작은 교회 학교로 출발했다. 이후 보다 체계적인 신학 교육과 선교 인재 양성을 위해 2000년 로스앤젤레스와 서울에 올리벳신학대학 및 신학교가 설립되었다.
학교가 성장하면서 장 박사는 2004년 샌프란시스코에 Olivet University를 공식 설립했다. 올리벳은 샌프란시스코의 다양성과 역동적인 환경 속에서 신학을 중심으로 음악, 저널리즘, 예술디자인, 기술 분야까지 교육 영역을 확장해 나갔다. 또한 윌리엄 와그너 박사를 비롯한 교수진을 영입하며 교육 역량을 강화했고, 2005년에는 옛UC 버클리 다운타운 익스텐션 캠퍼스로 이전해 대학으로서의 기반을 더욱 공고히 했다.
2006년 장박사는 선교 사역에 더욱 집중하기 위해 총장직을 데이비드 제임스 랜돌프 박사에게 이양하고, 국제총장으로서 세계 선교 사역을 이끌었다. 이후 Olivet University는 2009년 기관 인증을 받았으며, 언어교육대학과 경영대학을 추가하고 학위 과정과 국제 협력 관계를 확대하면서 세계 선교를 위한 기독교 교육기관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했다.